Monday, February 19, 2007

Raging Bull VS Crying Fist ( 주먹이 운다)


유독히 복싱영화에 눈이 가는 이유는 뭘까? 배가 고파서? 아니면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 이유로 내가 좋아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들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와 최민식 둘 다 복싱영화에서 주연을 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이들 둘이 많이 닮아있다고 느낀다. 물론 정서적으로나 영화에서의 캐릭터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드 니로의 그 역할을 꼭 했으면 하는 한국 배우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항상 최민식이었다.



Jake La Motta 라는 복서의 삶을 재현한 Raging Bull 은 복싱영화의 고전으로 드니로는 이 영화로 오스카 상을 수상했다. 성난 황소같은 복서 제이크는 재혼한 미모의 부인 비키에 대한 과도한 집착증을 가진 이탈리아 패밀리에 편입되기 싫어하는 고집센 복서다.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 보려는 그에게 힘을 가진 기득권층은 기회를 주지 않는다. 결국은 동네 양아치같은 빌리라는 쓰레기 복서에게 패하는 댓가로 제이크는 타이틀 매치를 할 자격을 얻는다. 자신만만하던 제이크는 그 굴욕의 순간에는 눈물을 흘리고 만다.
그렇게 타이틀 매치를 치르고 난 후 승승장구 하는 것 같지만, 가족간의 골은 깊어지고 그는 형제도 부인도 자식도 잃은 외톨이가 되고, 사업장 마저 기득권의 농간에 의해서 빼앗긴 폐인이 되고 만다. 볼품없이 불어버린 삼류 업소 코메디언이 왕년의 세계 챔피언 제이크의 현실이다. 얼마되지 않는 관객에 취급도 안해주는 그런 환경에서도 그는 과거에 집착하며 웃기지도 않는 농담을 연습하기에 힘쓴다.



jake la motta old



1990년 북경 아세안 게임 은메달 리스트 강태식, 그는 무허가 시설물로 공장을 운영하다 화재로 홀랑 날리고 빚더미에 앉는다. 부인한테 체면도 못세운 그는 거리의 인간샌드백이 된다.



인간샌드백

잠잘 방한칸이 없는 그는 사기꾼 후배녀석이 구한 쓰러저 가는 옥탑방에 지내며 인간샌드백으로 비참한 삶을 이어간다. 삶은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부인과 아들과의 관계도 최악으로 치닫는다. 가장 바닥인 노숙까지 이르렀을 때 한 줄기 희망 신인왕전이란 기회가 그에게 주어진다. 마흔 셋의 골병든 복서는 조지포먼이 마흔 다섯에 챔피언 땄다는 이야기만 듣고 목숨을 건 신인왕전에 도전을 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고 희망도 없는 그에게 신인왕전 이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



전혀 다른 배경과 삶의 구도를 그린 두 영화에서 나는 무엇을 발견하는가? 인생의 허무함, 밑바닥 인생의 대리 체험인가?



Raging bull 의 성난황소 제이크는 삶의 문제에 대한 대안이 없으며, 그것은 개인이 해결해야할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아무리 세계 챔피언을 먹어도 망쳐놓은 부부관계와 인간관계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



반면 류승완의 주먹이 운다는 고개숙인 사십대 가장 태식의 손을 들어준다. 비록 결승에서 피덩이 스무살 복서에게 패하지만 나름대로 가오(?)를 살리고 아버지로서의 한 방을 보여준 태식의 눈에서 관객은 가정이 회복될것만 같은 희망을 갖게 된다.



그러나 결국 이 두 복싱영화가 나에게 주는 메세지는 현실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일이든 가정이든 상관없이 자기 앞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할일.


raging_bull



주먹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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